서사의 설득력
모든 이야기는 주인공이 움직이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목표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목적에 얼마나 ‘당위성’이 설득력 있게 부여되었는가가 관객의 몰입과 감정 이입을 결정짓습니다.
이 글에서는 주인공의 목적이 왜 당위성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경우 설득력을 잃는지,
그리고 성공적인 콘텐츠는 어떻게 목적의 당위성을 설계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1. 주인공의 목적은 반드시 이해 가능해야 한다
관객은 주인공의 모든 행동에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야기 안에서 명확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해 가능한 동기가 없는 주인공은 현실성도 잃고, 관객과의 심리적 연결도 끊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영화 「조커」에서 아서 플렉은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적 상처에 눌려 폭력적인 행동을 저지릅니다. 관객은 그의 선택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그의 처지와 감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은 가혹한 학폭 피해자로서 복수를 선택하지만, 그 과정이 치밀하고 감정적으로 절박하기에 관객은 그의 행동을 납득하게 됩니다.
핵심 포인트
- 주인공의 목적은 스토리 내 맥락에 기반해야 한다.
- 감정적으로 설득 가능한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2. 당위성이 없는 목적은 서사를 붕괴시킨다
목적에 당위성이 부족하면, 관객은 주인공에게 감정적으로 멀어지게 됩니다. 특히 주인공의 욕망이 너무 개인적이거나 이기적이며, 충분한 설명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관객은 “왜 저런 행동을 하지?”라는 거리감을 느끼고 몰입을 멈춥니다.
예를 들어 어떤 판타지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이유가 “선대 예언”이나 “운명” 같은 추상적 설정에만 의존한다면, 관객은 충분히 공감하지 못합니다.
또한 로맨스물에서도 특별한 갈등이나 감정 설계 없이 인물들이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경우, “왜?”라는 의문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감정 연결이 단절됩니다.
대표적 실패 요인
- 설정만으로 당위성을 대신하려 할 때
- 인물 감정선이 논리적 연결 없이 움직일 때
- 억지스럽고 작위적인 사건 연결
3. 강력한 목적은 내적 당위성과 외적 갈등을 함께 갖춘다
성공적인 주인공은 단순히 '원하는 것'만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왜 그것을 원하는지(내적 당위성), 그것이 외부 세계와 어떻게 충돌하는지(외적 갈등)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는 인류를 구해야 하는 사명과, 지구에 남겨진 가족을 보호하고 싶은 개인적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합니다. 이 두 가지 힘이 충돌할 때, 쿠퍼의 모든 선택은 관객에게 긴장감과 감동을 함께 줍니다.
또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주인공 지안은 생존을 위해 남을 속이고 이용하지만, 그 행동 이면에는 가족 부양이라는 절박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이처럼 내적 이유와 외적 갈등이 함께 있을 때, 주인공은 입체적이며 생생하게 살아 움직입니다.
주인공 목적 설계 공식
개인적 감정 + 세계와의 충돌 = 강력한 몰입
4. 목적의 당위성은 이야기 속에서 심화되어야 한다
당위성은 설정 단계에서만 만들어져서는 안 됩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주인공의 목적이 더욱 깊어지고, 복잡해지고, 시험당해야 합니다. 초반에는 단순히 복수를 원했던 인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복수 자체보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되는 것. 이런 과정을 통해 당위성은 단순한 "원함"을 넘어, "존재 의미"로 확장됩니다.
영화 「라라랜드」에서도 미아와 세바스찬은 처음에는 꿈을 좇지만, 결국 현실과 타협하거나 사랑과 꿈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는 성장을 겪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두 인물의 선택은 더욱 설득력 있고 감정적으로 무게를 가집니다.
5. 당위성이 있을 때, 주인공의 선택은 감동이 된다
목적에 당위성이 탄탄히 쌓였을 때, 주인공이 내리는 선택은 관객에게 강력한 여운을 남깁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잭이 로즈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은, 초반부에 쌓였던 두 사람의 관계와 잭의 삶의 철학, 로즈의 자유를 향한 갈망이 결합되면서 절정에 다다릅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삶의 의미에 대한 감동으로 확장됩니다.
또한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인공들은 각각 자신의 욕망을 좇기보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생명에 대한 존중을 선택합니다. 이들의 결정은 사소해 보이지만, 삶의 본질을 지키는 진정성으로 큰 감동을 줍니다.
목적에 당위성이 없다면, 서사도 존재할 수 없다
주인공이 무엇을 원하는가는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왜 그것을 원하는가를 관객이 납득할 수 있어야 이야기는 살아납니다.
당위성이 없는 목적은 관객을 이탈시키고, 당위성이 깊이 있는 목적은 관객을 끝까지 함께 걷게 만듭니다.
- 당신의 주인공은 왜 지금 이 선택을 하고 있는가?
- 그 선택은 관객에게 진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
목적에 당위성이 있는 순간, 이야기는 비로소 삶을 닮게 됩니다.